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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닥터스트레인지2: 대혼돈의 멀티버스 비해피의 리뷰

by 비해피:행복하자 2022. 5.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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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5일 어린이 날, 가까운 극장에서 닥터 스트레인지 2편 대혼돈의 멀티버스를 보았습니다. 역시 어린이 날이라 그런지 사람들도 많고 정신도 없었네요. 내용, 편집도 정신없는데다 옆 자리에 있는 관객들도 부산스러워서 참 정신없는 날이었습니다. 그래도 영화는 재밌게 보고 왔습니다.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공식 포스터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는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멀티버스를 메인 소재로 하고 있으며 주인공인 닥터 스트레인지와 완다입니다. 사실 완다는 조연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영화를 보다 보니 어쩐지 닥터 스트레인지보다 완다가 더 주인공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럼 이번편을 보면서 느꼈던 점들과 줄거리를 설명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 주인공이지만 주인공 아닌 것 같은 닥터 스트레인지

개인적으로 닥터 스트레인지 1편을 매우 인상깊고 재미있게 보았기 때문에 이번 편에서 닥터 스트레인지의 활약을 매우 많이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영화를 보다 보니 1편에서 보았던 웅장하고 화려한 느낌보다는 내면과 지나간 감정에 대해 더욱 집중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한 마디로 말하자면 주인공인 닥터 스트레인지가 1편 보다는 덜 멋있어 보인다는 것입니다. 1편에서 그 때 당시 다른 마블 캐릭터에서 볼 수 없었던 정신적인 세계를 다루고 있어 굉장히 독특하고 새로웠고, 그래서 2편이 나온다면 어떨까 하며 기대가 컸는데 기대한 것에 비해서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지 못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편에서는 사랑했지만 연인으로 발전하지는 못했던 크리스틴 팔머와의 감정을 정리하고 자신의 오만함을 알아차리고 다른 선택을 내리려고 하는 등 내면적인 것에 더 집중한 것으로 보였습니다. 멀티버스라는 새로운 장치를 통해 화려한 액션 및 볼거리보다는 오히려 개인의 감정과 내면에 대해 집중한 것은 신선한 접근인 것 같습니다,

 

더불어 디즈니플러스의 애니메이션 '왓 이프..?'를 보신 분은 이 영화를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왓 이프에서는 멀티버스에서의 또 다른 버전의 닥터 스트레인지가 나오는데 그 중에서는 타락한 닥터 스트레인지도 있거든요. 그 이유는 바로 사랑하는 여인인 크리스틴 팔머를 구하기 위함이었습니다.(자세한 사항은 영상에서 확인해보세요.) 그렇기에 이렇게 다양한 버전으로 존재하고 또 변화한 닥터 스트레인지를 먼저 접하신 분들은 이번 영화를 보면서 큰 괴리감없이 바로 이해를 하셨을 텐데 안 보신 분들은 조금 이해가 안가거나 지루하지 않았을 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다른 버전의 닥터 스트레인지가 등장한 것까지는 재미있었다 치더라도, 기대한 것 만큼 그 등장이 그렇게 임팩트가 크진 않았거든요. 

 

그리고 또 다른 이유는 바로 빌런이 된 완다때문입니다. 완다 역시 멀티버스의 시대가 열리며 다른 버전의 완다가 존재하게 되는데요. 그 중 우리가 알고 있는 완다, 즉 어벤져스와 함께 싸웠던 그 완다가 가족을 잃은 슬픔때문에 완전히 변했다는 것입니다. 스칼렛 위치라는 운명을 타고 태어나 항상 영웅과 빌런,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던 완다는 이번에 다크 홀드를 우연히 손에 넣게 되고, 그 때문에 빌런의 길로 들어서게 됩니다. 이렇게 완다가 메인 빌런이 되고, 또 샘 레이미 감독의 연출덕분에 다른 마블 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임팩트 있는 빌런의 모습을 보이게 되면서 오히려 주인공은 닥터 스트레인지가 아닌 완다가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2. 내면에 관심이 많은 마블 콘텐츠(문나이트 스포주의)

요즘 마블은 인간의 내면과 정신 세계에 관심이 많은 것 같습니다. 디즈니플러스에서 매주 수요일마다 한 개씩 오픈하였던 문나이트 역시 주인공의 해리성 인격 장애를 히어로, 그리고 이집트 신화와 엮어내고 있습니다. 문나이트를 통해 어떻게 주인공이 분열된 자아를 가지게 되었는지, 또 어떻게 그 분열된 자아끼리 서로 화해하고 포용하게 되는지를 볼 수 있었는데요, 그 과정을 보면서 인간, 그리고 인간의 자아는 참 흥미롭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통상 한 명의 인간에 한 개의 인격이 있는 것이 정상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문나이트에서 한 명의 사람에 여러개의 자아가 서로 대화하고 또 함께 트라우마를 극복해나가는 것을 보면서 진정한 나 자신은 누구인가라는 생각에 사로잡히게 되었습니다. 특히나 서로 정반대의 성향을 가지고 있던 마크와 스티븐이 서로가 서로임을 깨닫게 되는 순간이 압권이었습니다. 마크이자 스티븐은 자신이 스티븐이자 마크임을 깨닫게 되고 마크 역시 스티븐을 완전한 자신으로 인정하면서 두 자신이 마치 친구이자 형제처럼 서로를 의지하고 함께하게 된다는 것이 정말 새롭고 흥미로웠습니다.

 

그런데 이번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는 문나이트와는 달리 한 명의 똑같은 사람이 여러 개의 분열된 자아를 가지게 된 것은 아니지만, 멀티버스를 통해 다른 버전의 나를 만나면서 모두에게 존재하는 하나의 공통점을 발견하게 됩니다. 물론 분열된 자아와는 다른 개념이겠지만, 어쨌뜬 나 자신이면서도 내가 아닌 하나의 다른 존재인 내가 있다는 것은 참 흥미로운 주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어떻게 생각해보면 하나의 존재가 어떤 상황에서 무수히 많은 다른 선택을 함으로써 무수히 많은 다른 존재로 나누어진다는 생각이 들어 그러면 평소에 내가 늘 하던 선택을 다른 선택으로 바꾸기만 해도 나는 다른 버전의 내가 되는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들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러한 영화 속 이야기 외에도 멀티버스와 다중 자아에 대한 이야기는 영적인 세계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은 접해봤을 소재입니다. 또한 멀티버스는 과학적으로 불가능한 이야기도 아니고 이미 있던 이론이죠. 마블에서는 과학과 마법이 같은 것이라는 대사가 나오는데, 사실 따지고 보면 과학과 정신세계가 같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튼, 이렇게 최근 다중 자아에 대한 주제를 다루면서 닥터 스트레인지 역시 그러한 흥미로운 장면들이 많이 나옵니다. 닥터 스트레인지가 멀티버스에서 다른 자신을 만나는 것은 물론이고, 완다가 직접 멀티버스에서 다른 자신을 만나지 않고 지금 있는 자신의 현실에서 다른 현실에 있는 자신에게 빙의를 하여 조종하는 것 등 매우 흥미롭고 철학적인 내용이 나옵니다. 완다이지만 완다가 아닌 완다라니 너무 신기하지 않나요?

 

3. 기존 마블 영화와는 확연히 다른 스타일의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이번 닥터 스트레인지 영화는 스파이더맨 시리즈와 이블데드, 그리고 드래그 미 투 헬로 유명한 샘 레이미 감독이 촬영을 맡았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기존의 마블 영화와는 그 스타일에 확연히 달랐으며 감독의 취향을 마음껏 반영한 듯한 연출이 많더라고요. 

 

저는 사실 샘 레이미 감독의 영화를 많이 보지는 않았지만 스파이더맨 시리즈는 모두 보았으며 공포 영화인 드래그 미 투 헬은 보았습니다. 많은 영화를 본 건 아니지만 몇 개의 영화를 보면서 감독만의 스타일을 느낄 수는 있겠더라고요. 그 중에서도 제가 제일 인상깊에 보았던 장면은 스파이더맨 시리즈 3편 중 주인공인 피터 파커가 메리 제인과 카페에서 대화를 나눌 때 순간적으로 앞으로 닥칠 위험을 감지하여(스파이더맨 센스) 미리 메리 제인을 보호하고 악당과 맞선 장면이었습니다. 또한 드래그 미 투 헬에서도 주인공이 악마가 다가오기 전 달라진 공기를 느끼는 장면은 정말 공포 그 자체였습니다. 어떤 위험이나 공포스러운일이 닥치기 전 달라지는 공기와 불안한 느낌을 날선 소리와 반응으로 나타내는 데 마치 나도 그것을 겪는 사람처럼 몰입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영화도 그러한 연출을 기대하며 보러갔어요.

 

닥터 스트레인지에서는 그런 느낌이 얼마나 충실히 반영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뜬 확실히 감독만의 스타일이 있다는 것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완다가 공중 부양을 한 채로 다크 홀더를 보며 주문을 외우는 장면과 빙의하는 장면 사이의 장면 전환을 약간은 촌스럽고 뻔하면서도 독특하게 풀어내서 저는 오히려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뻔하지만 오히려 화려한 CG나 완벽한 기교를 쓴 영화보다 굉장히 예술 작품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한 공포 영화의 전문가라는 타이틀답게 빌런을 아주 귀신이나 몬스터처럼 표현을 했더라고요. 보통 마블 영화에서는 그런 느낌이 나진 않았는데 이번에는 빌런인 완다가 스칼렛 위치인데다 매우 공포스럽게 묘사가 되었습니다. 완다가 닥터 스트레인지를 쫓아올 때에는 귀신이 쫓아오는 것 같아 무섭더라고요. 

 

그리고 중간 중간 기괴한 동작, 장면도 있고 또 몬스터가 죽거나 히어로들이 싸우다 전사하는 모습도 매우 현실적이고 잔인하게 묘사되었다고 할 수 있지만, 동시에 희안하게도 어딘가 모르게 병맛인 느낌이 있어 그렇게 또 못 볼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평소에 잔인한 것을 잘 못 보는 저도 다 봤으니까요.

 


 

이번 영화는 본격적으로 멀티버스 시대가 열려 다중 자아, 다른 버전의 주인공 등장이 가능해진 상황으로 어떤 유튜버분은(올원님) 이번에 나온 닥터 스트레인지 역시 우리가 원래 알고 있던 닥터 스트레인지가 아닌 우리 현실과 매우 유사한 다른 버전의 현실에 살고 있는 닥터 스트레인지이거나, 아니면 완다에게 대항하기 위해 다크 홀드를 빼앗는 과정에서 접하게 된 타락한 닥터 스트레인지를 만나 그 순간부터 빙의가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견도 내놓으셨습니다. 그 말을 들으니 어쩐지 모르게 영화를 보는 내내 인물과 분위기가 1편과는 사뭇 다르다고 느꼈는데 정말 그 때문인가 싶기도 하고 참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아 그리고 이번 영화 쿠키는 꼭 다 보고 나오시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총 2개의 쿠키가 있는데 이블 데드를 보신 분이라면 쿠키를 보고 무릎을 탁 칠 수도 있다고 하네요. 저는 미리 보고 가지 않았기 때문에 시큰둥한 반응밖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다음에는 이블 데드를 보고 갈 예정입니다. 다음 편이 기다려지는 닥터 스트레인지. 3편에는 우리가 원래 알고 있는 닥터 스트레인지가 꼭 나왔으면 좋겠고 1편에서처럼 화려한 볼거리와 액션씬으로 가득했으면 좋겠습니다. 닥터 스트레인지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나오는데 어쩐 일인지 이번 영화에서는 별로 부각이 되지 않았어요. 이제 올해 남은 마블 영화는 토르 영화입니다. 벌써 그 때가 기다려지는군요. 그럼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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